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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세영 이

요통의 인생

요통의 일생 - 나는 어디쯤 왔나?

대부분의 현대인은 태어나 자라나면서 교육을 받고, 사회인이 되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을 낳고 키우고, 아이들을 떠나보내고 늙어 가는 일생을 겪는다. 사람마다 작은 차이는 있지만

큰 그림은 비슷하다. 현대인의 일생(一生)이다.

허리 통증도 비슷하다.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일생을 두고 전형적인 과정을 거친다.


○ 20대에 난생 처음 허리가 아플 때는 하루나 이틀 혹은 그 보다 더 짧게 몇 시간만 고생하다가 금방 좋아진다. 건강한 디스크에 아주 작은 손상이 생긴 급성 요통이다.


○ 30~40대를 거치며 다리는 아프지 않고 허리만 아픈 요통을 가끔씩 겪는다. 디스크 내부, 주로 후방 섬유륜이 찢어져서 생기는 디스크성 요통이다. 반복되는 디스크 성요통이 언제부터인가 점점 아픈 정도가 심해지고, 한 번 아프면 좋아질 때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점점 더 자

주 찾아온다.

○ 50대가 되면서 디스크 손상이 누적되어 디스크성 요통이 점점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심하게 허리가 아프더니 급기야 한쪽 엉덩이, 허벅지가 땅기기 시작한다. 디스크 탈출로 오는 방사통(좌골신경통)이 생긴 것이다.

○ 생전 처음 느끼는 희한한 통증에 고통, 당혹감, 걱정 등으로 이곳저곳 다니며 좌충우돌, 우여곡절 끝에 다리 땅기는 통증은 점차 사그라들고 허리 주변이 다시 아프게 된다.

디스크가 탈출되면서 크게 찢어진 후방 섬유륜이 다시 아무는 과정에서 느끼는 방사통 후 디스크성 통증이다.


○ 50대 후반, 그렇게 허리로 고생을 했건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허리에 무리되는 일을 그만둘 수가 없어서, 혹은 유튜브에서 잘못된 운동을 만나면서 허리 통증이 점점 더 심해진다. 밤에 자리에 누워 몸을 돌릴 때도 입이 딱 벌어지게 아프고, 어렵사리 이룬 잠에서 깰 때마다 눈물

나게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일어난다. 크게 찢어졌다가 조금씩 아물던 허리 디스크가 다시 찢어져서 생기는 심각한 디스크성 요통, 디스크 붕괴(디붕) 상황이다.


○ 아픈 허리가 좀 더하고 덜한 듯하며 몇 년을 고생하다가 70을 바라보는 어느 날 앉아 있을 때는 별로 아프지 않던 허리가 걷기 시작하면 점점 더 아프다. 한 5분만 걸으면 허리 아픈 것이 양쪽 엉덩이로 땅기며 내려가고, 엉덩이가 화끈 거리면서 발바닥에 빈대떡이 붙은 것 같아 더는

걷기 힘들어 잠시 쉬었다 가야 한다. 척추관협착증 때 보이는 간헐적 파행이 시작된 것이다.


○ 간헐적 파행은 1~2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나아졌고 이제 아픈 것은 별로 없는데 영 힘이 없어 허리가 자꾸 꼬부라지고 걷기가 힘들다. 70대 중반을 지나면서 흔히 겪는 노

인성 근감소증 상태가 된 것이다.


전형적인 요통의 일생이다.


필자의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을 얼핏보면 제각기 다른 증상을 가진 것 같지만 자세히 이야기

를 들어보면 요통의 일생 중 어느 한 순간에 필자를 만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이 환자가 초등학생인지 중학생인지 혹은 대학원생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지금까

지 아팠던 병력을 자세히 들어보면 요통의 일생 중 어느 구간을 지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고속도로를 달려 서울로 가다 보면 지나가는 창밖의 풍경을 보면서 어디쯤 왔는지 알 수 있듯이 자

신의 요통 병력을 잘 살펴보면 요통의 일생 중 어느 구간에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지금 어디쯤인지를 알면 대충 언제쯤 서울에 도착할 것인지도 가늠할 수 있다. 게다가 어떤 길로 가면, 어

디로 돌아가면 가장 빨리, 편안하게 갈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면 걱정할 게 하나도 없게 된다. 이 책의 남은 부분이 바로 그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있다. 어떤 사람은 나이가 80인데 이제 막 초등학교 입학을 한 분도 있고 어떤 사람은 20대 초반에 손주 보는 경우도 있다. 일생을 허리 아픈 줄 모르다가 80에 처음 급성

요통을 겪는 분도 있고 초등학생 때부터 허리가 아프다가 20대 초반에 심각한 디붕에 빠지는 청년도 있다는 말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

우리 몸에서 생기는 대부분의 질병과 마찬가지로 허리통증도 유전적인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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